오늘 광교CGV에서 오펜하이머 IMAX를 관람하였다. 호불호가 갈리는 리뷰가 많았어서 대중적이진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왠걸? 너무 재미있었다!
별점: 4.5/5
영화는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이다. 오펜하이머가 맨허튼 프로젝트의 수장이 되어 4000여명의 과학자들을 지휘하여 원자폭탄을 만드는 이야기와 그 후 보안인가 허가 여부를 놓고 그가 자유주의 미국시민인가를 놓고 벌이는 비공식 청문회 이야기, 그리고 오펜하이머를 음해하던 스트라우스가 미 상원의원 인사청문회의 이야기. 이렇게 세 가지의 이야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시간 순으로 보면,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을 만들고 세계2차대전을 종료시키고, 그의 과거 공산주의 활동 행적을 놓고 벌이는 청문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펜하이머의 청문회를 뒤에서 조종했던 스트라우스의 인사청문회 순이다.
영화는 주로 대화위주의 다큐멘터리 같지만, 이 놀라운 놀란 감독은 이러한 대화조차도 배경음악과 함께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그래서 대화를 주고 받고 있을 뿐인데도, 그 대화는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고, 어느 액션 씬보다 흥미롭기까지하다. 3시간 20여분의 긴 러닝타임이지만, 놀란 감독은 으레 영화는 2시간 정도여야 한다. 라는 통상적인 틀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좋았던 점은 오펜하이머의 복잡한 내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조차 모른다는 것. 그를 명확하게 규명하지 않고, 그조차도 모르는 자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인간. 그 자체를 영화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도 함께 고민하게 한다. 그는 원자폭탄을 만듦으로써 민간인을 20여만명 죽이는데 일조하였다. 이러한 일조를 그의 책임이 있겠지만 그는 일본인에 대해서 동정심을 느끼는가, 원자폭탄을 만든 것에 대해서 후회하는가에 대해서는 영화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는다. 복잡한 인간 그 자체를 보여주며 혼란스러워 하는 오펜하이머를 보여준다.
호숫가에서 나눈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의 대화가 돋보인다. 아인슈타인은 오펜하이머에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고 명성을 쌓고 훈장도 받을 거고, 사람들의 칭송도 받을 거지만, 그게 다이다 라는 말을 건낸다. 오펜하이머는 아인슈타인에게 연쇄적인 폭발이 나의 삶에서 시작된 것 같다고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명예와 사람들의 칭송은 인생에서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말처럼 들린다. 본질은 그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펜하이머도 내심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지만, 일의 양면성으로 인해 가장 밝은 면의 반대편은 가장 어둡다. 그 어둠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파괴될 것임을 전망했다.
오펜하이머의 일생을 통해 나의 삶도 되돌아 보게 되는 훌륭한 영화이다. 보길 추천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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